김민석 총리, 하이브 현장방문 논란
1. 민주주의 회복에 기여한 팬덤에 대한 배신감과 모욕
김 총리가 “한류의 뿌리는 자유 민주주의”라며 “응원봉으로 지켜냈던 광화문 광장에서 OOO가 컴백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라고 언급한 점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여론은 “시민들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들었던 ‘촛불’의 정치적 의미를, 정작 팬들이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한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은 지지자들에 대한 모욕이자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2. ‘주가 조작 엄단’ 국정 기조와의 모순
정부가 “하이브가 세계적인 문화기업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현 정권의 국정 기조와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이브 주요 경영진이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 2인자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불공정 거래 무관용’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사실상 범죄 혐의가 있는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3. K팝 산업 현실과 ‘창작자 중심’ 발언의 괴리
“K팝 생태계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창작자가 마음 놓고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총리의 발언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판 여론은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와의 법적 분쟁, 전 임원(채은 전 이사)의 부당 해고 소송 등 ‘내부 인력 홀대’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기업 앞에서 ‘창작자 중심’을 논한 것은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외에도 전임 정권 인사의 유착 의혹과 현 정부의 행보가 닮았다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의견, 타 기업에는 엄격한 제재를 가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이중잣대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를 방문해 K팝의 도약을 강조했다.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방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경영진이 수사받는 등 아직 하이브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문화 산업 육성책 없이 OOOOO 후광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제는 시점과 장소다. 현재 방시혁 의장을 포함한 하이브 임원 일부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하이브 상장 당시 비공개 주주간계약을 통해 부당이득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최근에는 하이브 자회사인 5000만 팬덤 플랫폼 ‘위버스’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발생했다.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가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기업을 공식 방문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이날 김민석 총리는 “하이브가 세계적인 문화기업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는 그간 정부 기조와도 상반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난 쿠팡에는 ‘영업 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무조정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에도 의문이 나온다. 정부 정책 홍보보다 하이브의 영향력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을 일일이 나열하고 ‘최첨단 제작시설’, ‘하이브만이 보유한 글로벌 스타 육성 시스템’ 등을 강조한 것.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OOO가 광화문에서 기념행사를 하는 등 복귀가 예정됐고, 한류의 중심 기업이기 때문에 K팝 산업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사법리스크를 우려하기는 했지만, 한류의 대표가 되는 기업을 방문하는 차원이었다. 방시혁 의장과 교류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수사를 받는 임원과의 만남이 적절하냐는 기자의 질의에는 “해당 임원이 행사에 참석만 했을 뿐 총리와는 별도 교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이브만이 보유한 글로벌 스타 육성 시스템’이 무엇을 뜻하냐는 질의에는 “하이브를 방문했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하이브가 차별화돼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